컴퓨터를 만지면서 '감동'한 적이 있는가? - 라는 물음이 있다면, 나는 매킨토시를 만졌을 때 그랬다고 대답할 것이다.
애플의 디자인 철학은 무엇일까?
글쎄, 그것에 대해 말하기 전에 우리가 - 특히 한국인인 우리가 접하고 있는 환경에 대해서 의문을 던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MS의 윈도우즈가 꽉 잡고 있는 컴퓨터 환경에 대해서 말이다.
윈도우즈는 철저한 정복의 개념이다. 내가 컴퓨터를 정복해서 완벽하게 다루거나, 아니면 거꾸로 컴퓨터에 정복당해 얽메이는 둘 중의 하나일 뿐이다. 윈도우즈는 '배워야' 제대로 사용할 수 있고, 그렇지 않으면 최적의 환경을 조성할 수 없는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윈도우즈는 나에게 협력하는 친구가 아니라, 언제나 경쟁하는 상대로써 접근을 할 수 밖에 없다.
그런 윈도우즈에 익숙한 내가 오늘 코엑스의 애플 스토어를 방문해 생에 처음으로 매킨토시라는 것에 접근해봤다.
사실, 애플의 맥OS에 대한 동경은 예전부터 있어서 지금의 윈도우즈도 마치 매킨토시처럼 꾸며서 사용하고 있다. 과연 원전은 어떨까? 그런 기분으로 나는 새하얀 아이북 컴퓨터에 먼저 손을 가져갔다.
그리고 그것은 그대로 충격이 되었다. 윈도우즈를 사용하던 버릇을 던지고 좀 더 원초적으로 다가가게 만드는 인터페이스는 정말 놀랄 정도로 친숙했다. 생판 처음 맥 OS를 만지는 내가 말이다!
같이 간 친구의 말을 빌리면, 마치 '책상'의 개념을 그대로 옮겨온 듯한 인간적인 환경을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어떤 작업을 하다가 잠시 옆으로 치워두는 손버릇까지 그대로 구현이 가능할 정도니까.
무엇보다도 백미는 터치 패드.
윈도우즈를 주력으로 돌리는 노트북의 터치패드들은 아무리 지금, 발전해왔어도 불편하다. 하지만, 아이북의 터치패드는 차원이 다르다. 일반 노트북에 스크롤 기능을 위해 맨 우측과 만 아래에 스크롤 센서를 박아 넣은 것과는 비교도 안 되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었다. 그저, 손가락 두 개를 패드에 얹어 놓고 그 중 손가락 하나만 아래, 위는 물론 좌, 우 - 심지어는 회전을 시켜도 될 정도로 자유로운 휠의 환경을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잘 이해가 안 되면 책상 위에서 간단히 시험해 볼 것을 권하고 싶다. 책상 위에 메모지 한 장을 놓고 그 위에 최대한 편하게 검지와 중지를 얹는다. 그리고 검지를 아래 위로 움직여 메모지를 비벼본다. 그게 바로 아이북의 휠이다. 실제로 해보면 엄청나게 간편한 것을 알 수 있다. 친구나 내가 무의식적으로 그렇게 구현했을 정도니까.
그것은 잘 생각하면, 우리가 마우스를 잡고 휠을 굴릴 때의 손 모양과 비슷하게 구현된 것임을 알 수 있다. 우클릭을 하는 중지는 가볍게 우클릭 버튼 위에 놓인 채 검지로 휠을 굴리는 게 보통이지 않는가?
생에 처음 만져보는 맥 OS는 어처구니 없을 정도로 간편하고 쉬웠으며 1시간도 안 되어서 원하는 작업을 거의 모두 할 수 있을 정도로 직관적이었다. 윈도우즈는 도저히 따라 잡을 수 없는 영역이라는 느낌이 들 정도다.
그래, 내가 느낀 바로는 맥 OS는 내가 마우스 커서를 어디로 움직이면 나의 하고자 하는 바를 이미 알고 그에 대해 쉽게 도와주는 느낌이랄까? 집에 와서 틀어본, 내가 만든 가짜 맥OS 환경의 윈도우즈는 마우스 커서를 움직이는 것조차 차갑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 외에도 미니맥, 아이맥, 파워맥 G5 등을 봤고 30인치의 대형 LCD의 압박도 즐겁게 느꼈다. 만약 사진기가 있었으면 촬영을 했겠지만, 그러면 대략 촌놈 취급 받았을까? (후후후) 생각보다 훨씬 좋은 가독성에 화질이었다. 영화를 본다면 최고였을 걸?
매킨토시는 아직 우리 나라에서는 비주류이다. 그 주된 이유는 MS의 독점도 있겠지만, 역시 게임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이제 게임에서 거의 손을 놓은 지금, 내게는 매킨토시가 더 없이 매력적으로 다가온다(게다가 아이북의 가격은 의외로 비싸지도 않았다!). 아마 노트북을 산다면 난 매킨토시의 제품 아니고는 고르지 않을 생각이다.
철저히 사용자의 편의와 손버릇까지 고려한 인터페이스 설계는 윈도우즈에서 느낄 수 없던 감동, 그 자체였다. 윈도우즈 XP도 많이 쉬워졌다고는 하지만, 아직 10년은 넘게 이르다고 감히 말할 수 있다.
놀라운 디자인 철학. 이제야 비로소 스티브 잡스의 대단함이 보이는 것만 같다.
맥 OS가 x86기반에도 돌아가는 버전이 시험 중에 있다고 한다. 아직 베타일 뿐이라 많이 부족하다고는 하는데, 개인적으로는 두손, 두발 모두 들어 대 환영을 한다. 맥OS는 정말 돈을 들여서 사도 좋다는 가치가 느껴지고 있다.
난 오늘 일종의 컬쳐 쇼크를 경험한 셈이다. 나는 그걸 "애플 쇼크"라고 기억하게 되지 않을까?(히히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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