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리필터 4집이 나왔다.
너무나도 오랫동안 소식이 없어서 밴드가 와해된 건 아닌가 - 하고 거의 포기를 하고 있었는데 우연찮게 음반 사이트를 돌아다니다가 최근 발매 되었다는 얘기를 듣게 되었다.

무려 3년만이다.

체리필터는 1집으로 가능성을 보여줬지만 그 정도에 불과했다. 2집은 2002년 월드컵의 폭풍 속에서도 TV로 출연까지 하며 타이틀 곡인 '낭만 고양이'는 대 히트곡이 된다. 이듬 해에 나온 3집은 2집과 비교해서 거의 발전이 없고 가벼운 음악들이 가득해서 많은 사람들의 실망 속에 사라져 갔다.

내가 듣기에 2~3집에서는 보컬과 밴드의 부조화가 가장 거슬리는 요소였다. 보컬이 밴드에 못맞추는 건지, 그 반대인지 알 수 없었지만 어쨌든 서로 따로 노는 느낌이었다.
그런 가운데 보컬인 조유진이 일본에서 활동하며 낸 앨범은, 그녀의 독특한 보컬을 잘 살리는 연주로 체리필터보다 훨씬 힘있고 자연스러운 곡들이 수록되었다. 다만, 알 수 없는J-ROCK 특유의 거북한 분위기는 우리나라에도 널리 퍼뜨려지기엔 무리가 있는 타입이었다.
어쨌거나 보컬 조유진은 정말 특별한 목소리를 가지고 있다. 이 정도로 힘을 실어 노래를 부를 수 있는 여성 락 보컬은 그다지 많지 않을 것이다. 그것을 먼저 간파해낸 것은 아쉽게도 일본인들이었던 것이다.

체리필터로써 3년 만에 나오는 4집은 적어도 내 귀엔 밴드와 보컬이 서로 이전보다는 훨씬 잘 타협하고 있다. 그리고 전체적으로 일본 노래에서 많이 느낄 수 있는 '신나는 장조임에도 우울함이 느껴지는' 노래들이 많다. 아무래도 조유진이 일본에서 받은 영향과 작업이 모두 일본에서 이루어졌다는 것 때문일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어딘가 모르게 서태지 7집이나 옛날 라르크 앙 시엘의 느낌이 느껴지기도 한다. 어쨌거나 4집은 이전의 앨범들보다 훨씬 체리필터에게 어울리는 앨범임에는 틀림 없는 것 같다.


4집 중에서 1번 트랙(Revolution A.D)과 타이틀곡(Peace N' Rock N' roll)을 맛뵈기로 올립니다 :) 저는 1번 트랙이 제일 마음에 들더군요. -ㅂ-


추가 061004)
이거, 고친다는 거 계속 놔뒀네요. 알고보니 타이틀곡은 Peace N' Rock N' roll이 아니라 Happy day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