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올블로그에 놀러갔다가 윈도우 xp의 60가지 기능이라는 글을 보게 되었습니다. 제목만 보고 XP에 감추어진 수많은 기능 중 60가지를 추려낸 건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그 동안 많이 봐 온 최적화 팁들이더군요-__-;;

이 중엔 좋은 팁들도 분명히 존재합니다. 그러나 그 중엔 상당히 위험한 팁도 있습니다. 문제는 그런 위험성이 큰 팁이 아무렇지도 않게 당연한 듯이 쓰여있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P2P나 메신저 파일 전송을 원활히 하기 위해 방화벽을 꺼라" 라던가, "공유 문서 없애기" 등등 입니다. "L2캐쉬 레지스트리 조절로 성능 향상"과 같은 팁의 경우엔 이미 효과가 없음이 밝혀진 팁이기도 합니다.


저는 윈도우즈 XP를 대략 4년 여 쓰면서 여러 가지를 해봤습니다. 최적화 팁을 적용해 보기도 하고 미리 튜닝된 윈도우즈도 사용해 봤으며 직접 튜닝한 XP CD를 만들어 써보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하고 나서 내린 결론이 무엇일 것 같습니까?

제가 내린 결론은 "거의 건드리지 마라"입니다.


제가 제안하는 윈도우즈 XP를 잘 사용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사전 최적화 튜닝되지 않은 깨끗한 정품 윈도우즈XP를 사용한다. 되도록이면 서비스팩2가 통합된 CD를 사용한다.

2. 업데이트를 귀찮다고 거르지 말고 전부 한다.

3.
정 필요 없는 개인 사용자의 경우 Indexing Service 정도만 꺼주고 나머지 서비스는 건드리지 않는다.

4.
최대 절전 모드를 적극 활용하여 AMD의 Cool'n'Quiet 기능 등을 사용해, 얼마 안 되는 하드 용량보다도 실질적인 전기세를 줄인다.

5. 제어판을 무서워하지 않는다. 그것은 유저를 돕기 위해 있는 것이다.

6. 백신, 악성코드 방어, 방화벽 등 기본 방어기능에 충실한다. 동시에 좀 더 관심을 기울인다.

7.
하드웨어 성능이 충분하다면, 윈도우즈를 아름답게 꾸며라. 창이 조금 더 빨리 뜨는 회색 상자들보다 훨씬 기분을 좋게 만드는 환경을 이루어 낼 수 있다. 또한, 이미 윈도우즈 XP를 손쉽게 돌리기 위한 성능의 PC는 그다지 비싼 돈을 들이지 않고 맞출 수 있다.

8. 윈도우즈 XP를 쓰고 있다면, 윈도우즈 XP를 좀 더 신뢰한다. XP는 윈도우즈 역사상 가장 뛰어난 개인용 윈도우즈이다(서비스팩2 기준).

9. 완전히 윈도우즈를 버릴 수 있는 환경이 아니라면, 반대로 적극 협조한다. 그래야만 MS에서 문제를 받아들여 해결책을 내놓아 줄 가능성이 있다. 혼자 중얼거리고 있어봤자 달라지는 것은 없다. 또한, 적어도 MS의 사후 서비스 수준은 일류임에 틀림 없다.


이 정도만 신경 쓰면 윈도우즈 XP는 안정되면서 기분 좋게 사용할 수 있는 OS가 충분히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최적화니 뭐니를 신경 쓰는 건 이제 의미가 별로 없다고 보고 있는 것입니다.

맥 OS나 리눅스를 써보고 생각이 달라진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OS는 퍼포먼스도 중요하지만, 결국 사용자가 각자의 마음에 들 수 있어야 좋은 OS가 될 수 있는 것입니다. 체감도 하기 힘든 미미한 성능을 끌어 올리기 위해 여기저기 수술해버리는 것보다는 자연스럽게 놔두고 자신의 취향에 맞게 조금씩 바꿔보는 게 더 즐거운 윈도우즈를 사용하는데 도움이 되리라고 믿습니다.



덧) 차후 윈도우즈XP의 후속작인 윈도우즈 비스타가 나옵니다. 화려한 인터페이스는 정말 윈도우즈 비스타라는 OS 자체를 사용해보고 싶게 할 만큼 매력적입니다. 비스타를 쓰면서 이런 인터페이스들을 사용하지 않는 건 오히려 손해가 될 것입니다 :) 실제로 비스타에는 에어로 글래스 인터페이스를 적용시키지 않아도 자원 절감 효과가 거의 없다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