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 도서 할인전을 하고 있어서 들러봤습니다. 양은 많지 않았지만, 다양한 책들이 보이더군요. 그런 책들 중에 눈에 띄는 책이 있어서 한 권을 사게 됐습니다.
제목은 '눈먼 자들의 도시'.

작가 '주제 사라마구'는 노벨상을 수상한 작가로, 1922년 생의 연로하신 분입니다. 저는 책 안쪽 날개에 써 있는 작가에 대한 설명 중, 여기까지 보고 이 소설이 굉장히 지루한 글일 것이라는 예상을 하게 되었죠. 하지만 유쾌하게도 그것은 제 오해였습니다.

단 한 사람만을 제외하고 모든 사람이 실명하게 되는 어느 도시 - 굉장히 황당한 설정입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 소설은 그러한 상황을 너무나도 리얼하게 그려내고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그렇게 독특한 극한의 상황에서 드러나게 될 수 있는 인간의 본성들을, 마치 진짜 눈이 먼 사람이 쓴 글 처럼 너무나도 잘 그려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사는 현실 세계를 적나라한 거울로 비춰내고 있는 것 같은 느낌도 받았습니다. 권력, 속임수, 싸움 등...... 이성과 도덕의 한계가 어디까지인지 보여주는 듯한 에피소드들은 읽는 독자도 할 말이 없을 정도인 것 같습니다.

초반에서 중반으로 넘어갈 때 약간 지루한 느낌이 드는 것만 제외하면 영화같은 재미가 넘치는 소설입니다. 세련되고 깔끔한 진행, 매력적인 캐릭터들과 독특하면서 납득이 가는 현실감이 끝까지 끊이지 않았습니다. 일단, 저는 이 소설이 꽤나 마음에 들었다는 거죠^^.

최근 후속편인 '눈뜬 자들의 도시'도 출판되어 나왔습니다. 눈먼 자들의 도시를 보고 재미있어서 덩달아 사게 됐는데, 얼른 읽어 봐야겠네요.

  눈먼 자들의 도시  주제 사라마구 지음, 정영목 옮김
자동차 운전석에 앉아 신호가 바뀌기를 기다리던 사내가 갑자기 눈이 먼다. 이것은 시작일 뿐. 원인불명의 실명은 마치 전염병처럼 익명의 도시, 익명의 등장인물들에게 삽시간에 퍼져버린다. 까뮈의 에서처럼, 불가항력의 재난은 인간성의 다양한 국면을 드러내는 우화적 장치로 십분 활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