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런 시절이 있었다.
한 때 나 자신을 불쌍하다고 생각하고 하찮게 보던 시절이 말이다.

나는 한 걸음 더 올라가기 위해 나의 손을 접었고, 나의 자아도 접었다. 그리고 그 때 꾸었던 꿈이라고 믿었던 것을 향해 모든 것을 불태웠다.
그 때는 그것이 나의 미래이고, 그 꿈을 꾸게 되면 결코 깨어나지 않으리라 다짐했다.

그러나 정말 짧은 시간이 지난 지금의 난, 거칠게 이른 새벽에 꿈에서 깨어나 어스름한 빛조차 똑바로 볼 수 없을 만큼 찌푸린 눈을 뜬 채 거리를 걷고 있다.
눈 밑에는 절대 사라지지 않는 검은 그림자가 새겨졌고 손에는 거친 식은땀만이 흐르고 발바닥에는 매 걸음마다 짓누르는 내 자신이 꿈틀거리고 있다.

꿈에서 깨어난 나는 잠시 뒤를 돌아보았다. 하지만 그곳에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 기대했던 나의 자아는 여전히 접힌 채 일어나지 못하고 있다.
나는 그것을 차마 바라볼 수 없어 다시 내 자신을 짓누르는 발걸음을 옮긴다.

흔히 남들이 말하는 것과 반대로, 내 시간은 무능력하게도 아무 것도 해결해주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더욱 나를 깨어난 꿈 속으로 밀어 넣으려 하고 있다.
아니, 어쩌면 무능한 건 나 일지도 모르겠다.

문득 생각해본다.
깨어난 꿈은 현실인가, 아니면 더욱 지독한 꿈인가.
그것은 커다란 고민이 되어 나를 뒤흔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