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샀던 어슐러 K. 르귄의 신작, 서부 해안 연대기의 첫 권인 '기프트'를 읽었습니다.
처음 책 표지를 봤을 때 느낌은 크게 두 가지였습니다.
어슐러는 제가 참 좋아하는 작가입니다. 어스시의 마법사는 반지의 제왕과 나니아 연대기와 함께 세계 3대 판타지에 손꼽힐 정도로 명작입니다.
그러나, 그녀의 판타지 소설은 한 가지 다른 점이 있습니다. 요즘 같은 시대엔 맹점이라고 해야 할 지도 모르겠군요. 바로, '비주얼'이 엄청나게 약하다는 것입니다.
반지의 제왕으로 인해 판타지는 - 특히 영화계에는 스펙타클 블록 버스터 아니면 안 될 정도로 고정관념이 세워져 있습니다. 판의 미로나 황금나침반, 문프린세스 등이 그런 이유로 일단 많은 점수를 깎아 먹었죠. 뭐, 그 중엔 정말 별로라서 영 아닌 것도 있지만요 ㄱ-
어스시의 마법사도 영화화된 적이 있습니다. 오래 전에. 그리고 최근엔 게드 전기라고 해서 애니메이션 화 된 적도 있죠. 둘 다 공통적으로 더럽게 욕을 많이 먹었다고 합니다. 원작을 망쳐도 참 많이 망쳤다고...
하지만 그도 그럴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있습니다. 어슐러의 판타지는 다른 작품들과 달리 화려한 마법이 빵빵 터지거나 동료들과 함께 하는 용자들의 모험이 넘치는 타입이 아니거든요! 드래곤이 나온다고 해도 정말 한 순간만 등장하거나 하는 식에 불과하죠.
대신에 인물 하나하나가 살아있는 친숙함이 있고, 진짜 존재할 것 같은 세계를 그려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분명한 메시지가 담겨있는 고요하고 묵직한 무게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제가 어스시의 마법사 시리즈를 아주 좋아하는 이유도 그런 맥락에서입니다 :-)
어쨌건간에... 그런 의미에서 이번 서부 해안 연대기도 '어슐러'라는 이름을 보자마자 그런 서정성 짙은 판타지일 것이라는 예상을 했습니다. 그래서 지나치게 일본식 판타지에서나 있을 듯한 '비운의 운명을 타고난 시니컬한 암살자 주인공' 같은 일러스트는 정말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입니다. 만약 제가 표지를 보고 느낀 것과 같은 기대를 하고 책을 사신 분들은 참 많은 실망을 하셨을 겁니다. 이해합니다. 그렇게 예측하는 게 한국에서 가장 일반적인 판타지 소설이니까요.
그리고 안타깝게도? 저의 그 예상은 크게 틀리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어스시 시리즈보다도 더 서정적인 판타지라고도 생각됩니다. 다 읽고 나자, 이 작품도 한국에서 인기 끌기는 힘들겠구나 - 그리고 영화화되는 것도 어렵겠다 - 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뭐, 그것도 좋겠죠. 소설이 소설로서 가치가 가장 크다는 것이니까요 :-)
이야기의 시작은 다음과 같습니다 - 일단 폴딩으로 접어 놓을게요. 보실 분만 열어 보시길!! :-)
혹시, 내가 가진 나도 모르는 진짜 능력을 인정하지 않고 묻어두고 있는 건 아닌가?
이 책을 읽는 내내 저는 그런 생각에 휩싸여 있었습니다. '재능'이나 '능력'이라고 말하는 것들이 사실은 어느 정도 '사회'라는 기준에 의존되고 있는 것이기 때문이죠.
그리고나서 몇 초정도만 생각해보고 곧 한숨을 내쉴 수 밖에 없었습니다. 최종적으로 든 생각은, "10년만 빨리 이 책을 봤더라면" 이라는 것이었습니다. 만약 그렇다면 지금의 나와는 다른 또 다른 내가 되어있을 수도 있었을 것 같다는 헛된 기대감과 함께 말이죠(10년 전엔 이 책이 존재하지도 않았지만;;).
이래서 성장소설은 청소년들에게 중요한 모양입니다 ㅡ,.ㅡ 에잉 쳇...
어스시의 마법사 1권도 그렇고, 서부 해안 연대기 1권도 그렇고 공통적으로 '자아'에 대해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습니다. 자기 자신을 돌아보고 진정한 나를 찾는다는 것이죠. 그러나 그 자체도 대단히 큰 용기가 필요하다는 메시지 또한 담겨있습니다. 내가 믿고있던 사회적 기준과 나 자신의 현실에 의문을 품고 긍정적인 면부터 부정적인 부끄러운 부분까지 모두 돌아봐야하기 떄문입니다.
판타지라 쉽게 읽을 수 있지만, 읽고난 뒤에 큰 인생의 고민을 안겨주는 작품이네요.
그래서 이 책은 현재 중-고등학생 뿐만이 아니라 아직 미래가 불투명한 대학생들에게 까지도 권하고 싶습니다. 일반적인 한국의 판타지를 생각하면 좀 재미없겠지만;; 아직 많은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분들에게 너무나도 절박하게 추천을 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자기 자신을 돌아보는 용기를 한 번 내어보시기 바랍니다 :-) 분명 다른 세계가 눈에 들어오게 될 것입니다.
여담이지만, 정말 어슐러 여사는 제게 다시 글을 써보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들게 하시는 분이군요 :-)
처음 책 표지를 봤을 때 느낌은 크게 두 가지였습니다.
1. 어슐러 K. 르귄의 신작! 대보물이다!
2. 표지가 왜 이따구야?
2. 표지가 왜 이따구야?
어슐러는 제가 참 좋아하는 작가입니다. 어스시의 마법사는 반지의 제왕과 나니아 연대기와 함께 세계 3대 판타지에 손꼽힐 정도로 명작입니다.
그러나, 그녀의 판타지 소설은 한 가지 다른 점이 있습니다. 요즘 같은 시대엔 맹점이라고 해야 할 지도 모르겠군요. 바로, '비주얼'이 엄청나게 약하다는 것입니다.
반지의 제왕으로 인해 판타지는 - 특히 영화계에는 스펙타클 블록 버스터 아니면 안 될 정도로 고정관념이 세워져 있습니다. 판의 미로나 황금나침반, 문프린세스 등이 그런 이유로 일단 많은 점수를 깎아 먹었죠. 뭐, 그 중엔 정말 별로라서 영 아닌 것도 있지만요 ㄱ-
어스시의 마법사도 영화화된 적이 있습니다. 오래 전에. 그리고 최근엔 게드 전기라고 해서 애니메이션 화 된 적도 있죠. 둘 다 공통적으로 더럽게 욕을 많이 먹었다고 합니다. 원작을 망쳐도 참 많이 망쳤다고...
하지만 그도 그럴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있습니다. 어슐러의 판타지는 다른 작품들과 달리 화려한 마법이 빵빵 터지거나 동료들과 함께 하는 용자들의 모험이 넘치는 타입이 아니거든요! 드래곤이 나온다고 해도 정말 한 순간만 등장하거나 하는 식에 불과하죠.
대신에 인물 하나하나가 살아있는 친숙함이 있고, 진짜 존재할 것 같은 세계를 그려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분명한 메시지가 담겨있는 고요하고 묵직한 무게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제가 어스시의 마법사 시리즈를 아주 좋아하는 이유도 그런 맥락에서입니다 :-)
어쨌건간에... 그런 의미에서 이번 서부 해안 연대기도 '어슐러'라는 이름을 보자마자 그런 서정성 짙은 판타지일 것이라는 예상을 했습니다. 그래서 지나치게 일본식 판타지에서나 있을 듯한 '비운의 운명을 타고난 시니컬한 암살자 주인공' 같은 일러스트는 정말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입니다. 만약 제가 표지를 보고 느낀 것과 같은 기대를 하고 책을 사신 분들은 참 많은 실망을 하셨을 겁니다. 이해합니다. 그렇게 예측하는 게 한국에서 가장 일반적인 판타지 소설이니까요.
그리고 안타깝게도? 저의 그 예상은 크게 틀리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어스시 시리즈보다도 더 서정적인 판타지라고도 생각됩니다. 다 읽고 나자, 이 작품도 한국에서 인기 끌기는 힘들겠구나 - 그리고 영화화되는 것도 어렵겠다 - 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뭐, 그것도 좋겠죠. 소설이 소설로서 가치가 가장 크다는 것이니까요 :-)
이야기의 시작은 다음과 같습니다 - 일단 폴딩으로 접어 놓을게요. 보실 분만 열어 보시길!! :-)
그래도 스포일링은 피하겠지만...
혹시, 내가 가진 나도 모르는 진짜 능력을 인정하지 않고 묻어두고 있는 건 아닌가?
이 책을 읽는 내내 저는 그런 생각에 휩싸여 있었습니다. '재능'이나 '능력'이라고 말하는 것들이 사실은 어느 정도 '사회'라는 기준에 의존되고 있는 것이기 때문이죠.
그리고나서 몇 초정도만 생각해보고 곧 한숨을 내쉴 수 밖에 없었습니다. 최종적으로 든 생각은, "10년만 빨리 이 책을 봤더라면" 이라는 것이었습니다. 만약 그렇다면 지금의 나와는 다른 또 다른 내가 되어있을 수도 있었을 것 같다는 헛된 기대감과 함께 말이죠(10년 전엔 이 책이 존재하지도 않았지만;;).
이래서 성장소설은 청소년들에게 중요한 모양입니다 ㅡ,.ㅡ 에잉 쳇...
어스시의 마법사 1권도 그렇고, 서부 해안 연대기 1권도 그렇고 공통적으로 '자아'에 대해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습니다. 자기 자신을 돌아보고 진정한 나를 찾는다는 것이죠. 그러나 그 자체도 대단히 큰 용기가 필요하다는 메시지 또한 담겨있습니다. 내가 믿고있던 사회적 기준과 나 자신의 현실에 의문을 품고 긍정적인 면부터 부정적인 부끄러운 부분까지 모두 돌아봐야하기 떄문입니다.
판타지라 쉽게 읽을 수 있지만, 읽고난 뒤에 큰 인생의 고민을 안겨주는 작품이네요.
그래서 이 책은 현재 중-고등학생 뿐만이 아니라 아직 미래가 불투명한 대학생들에게 까지도 권하고 싶습니다. 일반적인 한국의 판타지를 생각하면 좀 재미없겠지만;; 아직 많은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분들에게 너무나도 절박하게 추천을 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자기 자신을 돌아보는 용기를 한 번 내어보시기 바랍니다 :-) 분명 다른 세계가 눈에 들어오게 될 것입니다.
여담이지만, 정말 어슐러 여사는 제게 다시 글을 써보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들게 하시는 분이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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