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일대에서 가장 인적이 드문 골목.
지나다니는 사람의 80%는 가게 입주자 아니면 그 관계자들.
80년대의 향취가 진하게 풍기는 이 약 100m 남짓한 좁은 지하 골목에서
아이러니하게도 1~2분만 걸어 나가면 21세기 최첨단의 느낌이 느껴지는 곳이 나온다.
최근엔 급격히 그나마 입주해 있던 가게들도 빠져나가고
거의 모두 창고로 쓰이고 있다.
서울 강남 한복판이 맞는지 의심이 갈 정도로
소박하고 아련한 곳.
야심차게 들어섰던 수입명품관도 힘 없이 쓰러져가고
비상구는 역행하는 곳.
이젠 구경조차 힘든 모양의 플러그가 벽면에 수 없이 설치되어 있는 곳.
그곳은 내가 20여 년동안 살아온 나의 동네.
서울 강남고속터미널.
그 지하의 어느 골목.
한가람문구에서 왼쪽의 다소 어두운 골목으로 들어서면 나오는 이곳은
수도 없이 갈라져있는 많은 갈래의 지하의 길목 중에서도
가장 사람의 인적이 드문 곳으로
근처 동네 주민도 그 존재를 잘 모르는 곳이다.
고속버스 기사분들이 종종 찾는 소박한 국밥집들이 있는 그곳은
서울의 중심을 뚫고 남북을 향하는 3호선
문화공간 센트럴시티와
랜드마크가 된 매리어트 호텔
강남 동서를 가로지르는 7호선
그리고 럭셔리라인 9호선
그 모든 개발의 혜택이 비껴간 유일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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