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그림을 많이들 보셨겠죠?
얼마 전부터 애플의 한국 홈페이지에 걸려 있는 큼지막한 대문입니다.
애플 아이폰은 한국이라는 엄청나게 폐쇄되고 노력에 비해 수익성은 별로 없는 이동통신 단말기 시장의 빗장을 뚫고 기어코 들어 왔습니다.
그러나 그 동안 그 빗장은 단말기 제조사보다도 통신사들이 더 겹겹이 치고 있었죠.
아래 링크의 사설을 잘 읽어 보시기 바랍니다. 그 동안 아이폰 도입을 기다렸던 사람들이 진정 바라던 것이 뭔지를 잘 말해 주고 있습니다.
조선일보에서 작성된 사설이라는 게 좀 의아하지만...... 뭐, 구구절절 옳은 말들이 써 있으니 그 정도는 넘어 갑니다. ㅋ
제조사들에게 단말제품의 아이덴티티를 변화시키길 강요하면서까지 자신들의 시장을 보호해 왔던 통신사들 - SKT와 KT, LGT. 여러 요소들 중에서도 WiFi 모듈의 탑재를 적극 반대하며, 결과적으로 소비자들에게 자신들의 통신망을 통해서만 데이터 통신을 하도록 제어해 왔습니다.
WiFi(와이파이)란?
WiFi의 중요한 특징은, 3G 데이터 망보다 빠르고 안정적인 속도를 가진 채 무료로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데이터 통신이 아주 큰 수익인 이동통신사들이 이를 간과할 리가 없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철저한 통제를 해왔죠.
사람들이 데이터 통신 요금에 대해 원성을 높이자, SKT는 데이터프리존, KT는 완전자유데이터요금제라는 이상한 상품을 만들었습니다. 이게 실제로는 이동통신사들이 만들어 놓은 틀 안에서만 사용하라는 폐쇄적인 망임에도 '프리'니, '자유'니 하면서 눈속임을 한 겁니다.
이거, 엄밀하게 말하면 대다수의 소비자들과 정부 관계자들의 전문 지식이 떨어진다는 점을 악용한 사기행위입니다.
아무런 제약 없이 인터넷에 접속하기 위해서는 KT는 쇼 아이프리라는 조금 더 비싼 요금제를 사용해야 했고, SKT는 유선광랜 1개월 사용료보다도 훨씬 비싼 4만원 이상의 요금제를 써야만 가능했습니다. 그나마 LGT는 경쟁사에 비해 합리적인 가격이라 덜 욕먹어 왔죠.
대부분의 단말기에 WiFi가 없으니, 소비자는 이렇게 휘둘려질 수 밖에 없던 겁니다. 제조사 입장에선 WiFi 탑재한 모델을 이동통신사가 사주질 않으니 아예 만들 수가 없던 것이고요.
딱 예전 조선시대의 쇄국정책이 떠오르는 대목입니다. 그리고 그 때와 마찬가지로 우리는 남의 손에 의해 개방이 되는 것 같은 모양새를 내는 순간에 지금 와 있는 것입니다.
아이폰은 도입 얘기가 나올 때부터 말이 많았습니다. 아이폰 도입을 위해 대표적인 한국형 서비스 조건(이라고 쓰고 한국형 장벽이라 읽습니다)이었던 WIPI(위피) 플랫폼이 올 4월에 붕괴되었고, 때마침 중국에 출시된 아이폰엔 WiFi가 누락되었다는 소식이 들려와 분위기가 역전되었다가, 최근엔 위치정보사업자 허가도 통과되었다는 말까지 들려 왔습니다.
그리고는 기어코 아이폰 제품 중 최신 제품인 아이폰3Gs가 출시 확정되기에 이릅니다.
이 과정에서 SKT는 아이폰 도입을 포기했고, KT는 얼마를 손해보든지 간에 아이폰을 시장에 공급하게 됩니다. LGT는 애초에 방식이 달라서 불가능했고요.
SKT는 좋게 말하면 자존심을 세웠지만, 실제론 오판을 했다고 봐야 할 겁니다. 데이터 요금이 이동통신 3사 중에서 가장, 터무니 없을 정도로 비싸면서 배째라고 하고 있는 거죠. 그에 비해서 KT는 SKT보단 개방적이라는 평을 받으며 면죄부를 손에 쥐게 되었습니다.
문제는 그 '면죄부'가 실제로 먹히는 것 같은 분위기입니다.
충분히 문을 열어도 될 가능성과 시장 지배력을 지녔음에도 계속해서 피를 쪽쪽 빨아먹던 건 SKT만이 아니라 KT도 마찬가지입니다. 그 과정이 모두 국내에서의 스마트폰 시장 형성과 성장을 방해한 역사이며, 소비자들에게 우수한 스마트폰을 저렴하게 보급할 수 있는 시간을 뒤쳐지게 만든 부끄러운 과거입니다.
그리고 자국 제품이 그 시장에 자리매김할 수 있던 수많은 기회를 박탈한 것입니다.
물론 애플의 아이폰은 제품 자체의 개념만으로도 스마트폰의 발전을 몇 년 이상 앞당긴 의미있는 제품임엔 틀림 없습니다.
하지만 그 제품이, 세계적으로 영향력 있는 핸드폰 제조사를 두 개나 보유하고 있는 이 땅에서 유일하게 기득권에 싸워 승리한 스마트폰처럼 비춰지는 점은 너무나도 의아하기 짝이 없는 점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리고 그 아이폰을 도입한 KT는 하루아침에 개방의 선구자인 것처럼 탈바꿈되었습니다. 아무런 댓가 없이 말이죠. 어이없는 흐름입니다.
그래서 제목에서 아이폰을 씁쓸한 면죄부라고 한 것입니다.
아이폰 도입을 통해 진정으로 이루어져야 할 일들은, 단순히 외산 폰 도입의 문이 열리는 것에 그쳐서는 안 됩니다.
기존 이동통신 시장을 꽉 쥐고 흔들었던 이동통신사들이 데이터 통신에 대해 태도를 바꾸고 개방적이면서 동시에 저렴하게 나오는 방향으로 흘러 가야 하는 것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데이터 통신량이 훨씬 많아지고 중요해지는 4G 통신망 시대가 올 때는 정말 심각한 문제에 부딪힐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사안 따위는 완전히 간과된 채 아이폰만이 이슈가 되어 집중 조명을 받고 있고, 실제 이동통신사들의 서비스에는 거의 변화가 없습니다.
이래서는 KT에 아이폰이라는 '분위기 상의 면죄부'만 줬지, 여전히 폐쇄적인 이동통신사들의 데이터 통신 정책은 잔존하기만 하게 될 겁니다.
앞서 말씀드린 대로 4G 이동통신은 이전과 달리 음성통신 위주가 아니라 데이터 통신을 중점적으로 위한 이동통신이라고 보셔도 좋을 정도로 고속/대용량화 된 이동통신입니다.
이를 대비해 이동통신사들의 데이터 통신 요금 정책을 지금 바로 잡아두지 않으면, 우리는 비싼 데이터 요금제의 영향으로 인해 정보의 빈익빈 부익부 격차가 엄청나게 벌어지는 시대에 살게 될 수도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긍정적인 신호탄이 되길 바라는 게 아이폰의 도입이건만, 이거야 원...... 시장 분위기는 영~ 아니네요.
앞으로 이동통신시장의 흐름이 어떻게 바뀔지는 두고 봐야 될 것 같지만, 적어도 제가 느끼기엔 SKT는 실수를 - KT는 교묘한 면피를 했다는 생각은 떨쳐내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근본적인 데이터 통신에 대한 대책이 서지 않는 한 더욱 더 이동통신사들에게 소비자가 휘둘려질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덧) 잠시 T*옴니아의 얘기를 해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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