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포스팅은 안드로이드 폰 제조사들과 안드로이드 어플 개발을 하고 있는 거대 서비스 업체(포털 등)에게 외치는 글입니다.


애플의 아이폰과 구글 안드로이드.
두 플랫폼에 기반된 어플 시장을 두고 얘기할 때 크게 다루는 이슈 중의 하나가 바로 폐쇄성입니다. 그리고 그 폐쇄성을 지닌 건 아이폰 쪽이라고들 얘기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안드로이드를 써보니 정작 폐쇄성이 짙은 건 오히려 안드로이드 쪽입니다. 그것도 제조사 별로 조각조각 쪼개진 영역이 생기고 있는 것이 아주 미래를 불안하게 하고 있습니다.



1. 지하철 어플, 디자이어엔 없는데 안드로이드엔 있다?
무슨 말이냐면... 디자이어엔 기본적으로 지하철 노선도 검색 어플이 없습니다. 이건 앞서도 말씀드렸기 때문에 아시는 분들도 계시겠지요.

그런데 안드로이드 전체로 보면 지하철 노선도 어플이 이미 존재합니다. 삼성의 갤럭시A나 모토롤라의 모토로이 사용자 분이라면 이미 사용하고 계실 겁니다. 즉, 삼성과 모토롤라 각자가 개발을 했거나 외주를 통해 개발을 시킨 안드로이드용 어플이 이미 존재하지만, 마켓 등에 공개를 하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디자이어에서 타 기종의 지하철 노선도 어플들을 apk 파일(오프라인 설치가 가능한 패키지 파일)로 구해 설치하면 어느 것은 아예 설치가 안 되고, 설치가 된다 해도 어플이 동작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지하철 노선도 어플의 이러한 차별성은 시작에 불과한 것입니다.




2. 다음 지도, 스캔서치를 사용하려면 설치되어 있는 안드로이드 폰을 사야 한다?
다음 지도나 스캔서치와 같은 어플들은 아이폰의 앱스토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고, 아이폰 유저라면 거의 설치해서 사용하고 있는 반 필수 어플일 정도입니다. 안드로이드 유저들도 이런 어플이 안드로이드용으로 개발되어 공개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LG 옵티머스Q나 삼성 갤럭시, 팬택 시리우스 등을 보면 놀랍게도 이런 어플들이 설치되어 있거나 출시 예정 중에 있습니다. 이 폰들의 발매가 머지 않았거나 이미 발매되었다는 걸 감안하면 안드로이드용 어플의 개발은 이미 종료단계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안드로이드 마켓 어디에서도 이 어플들을 찾을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이 어플들이 설치되는 안드로이드 폰에 전용의 개념으로 탑재되어 마케팅에 활용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결과적으로 무엇이냐?
오픈소스에 기반되어 개발된 어플이지만, 안드로이드 폰 각각의 고유 영역에 마케팅이라는 정치적인 이유로 예속되어 타 안드로이드 폰에선 사용해보는 게 불가능한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물론 안드로이드의 라이센스가 친 기업적인 성향이 있어서 안드로이드 기반으로 제작된 저작물에 대해 제작한 쪽이 전적으로 모든 권한을 가지게 됩니다. 하지만, 초창기부터 이런 점이 악용, 오용되고 있는 건 참 씁쓸할 따름입니다.




3. 안드로이드 유저는 뒷구멍으로 어플을 구해다 쓴다?
소니에릭슨의 엑스페리아X10에는 싸이월드 마이홈피 어플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이 어플의 설치 패키지 apk 파일이 유출되어 인터넷에 돌아 다니고 있기도 합니다. 즉, 이 어플도 이미 개발이 완료되었지만 엑스페리아X10의 출시가 있기 전에는 사용해볼 수 없다는 것과 출시된다 하더라도 타 기종의 안드로이드 폰에서 정상적으로마켓을 통해 구해서 사용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미지수입니다.

디자이어와 같이 글로벌한 개념으로 만들어진 안드로이드 폰의 경우엔 이렇게 마케팅 전략적인 전용 어플이 없어서 유출된 자료를 음성적으로 구해다가 써야 하는 판국입니다.
결국, 제조사들의 마케팅 전략이 유저들을 뒷구멍 루트로 내몰고 있는 꼴이 되고 있습니다. 앞으로 나올 안드로이드 폰들도 최신 어플을 탑재하고 있을텐데, 그 기종의 전용 어플로 등장하게 되면 과거에 나온 안드로이드 폰들은 모두 유출되기만을 기다리고 있어야 하는 웃기지 못할 상황에 처하게 됩니다.

왜 떳떳하지 못하게 어플을 몰래 구해다가 써야만 하게 되는 걸까? 제조사들의 전략과 어플을 공급하는 업체들의 양심성에 큰 의문을 품지 않을 수 없습니다. 결과적으로 반 불법적인 행위를 하는 주체는 유저가 되는데, 책임을 유저에게만 떠넘기기에 아주 좋은 상황이군요.




4. 아이폰은 그런 걱정이 없다!
안드로이드와 경쟁구도에 있는 1인자 아이폰은 어떨까요?
아이폰은 애초에 애플 혼자서 제품까지 제조하는 독점공급업체이므로 제조사 간의 기싸움이라는 것 자체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게다가 아주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고 있어서 어플 시장이 상당히 넓은 편입니다.
때문에 애플 혼자서 정책적으로 좌지우지 할 수 있다는 리스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안드로이드보단 안정적이고 빠른 흐름을 가진 시장을 이루고 있습니다.

어느 회사에서 아이폰용 어플을 제작했다고 하면 그 즉시 앱 스토어를 통해 모든 사람들이 그 어플을 이용할 수 있는 선택권을 지니게 됩니다.
이런 면에서 현재 안드로이드 어플 시장과는 큰 차이를 가지고 있는 것이죠.




5. 안드로이드도 리눅스다 - 수 십, 수 백개로 쪼개질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오래 전의 포스팅에서 리눅스 계보도를 올린 적이 있습니다. 셀 수도 없이 많은 가지로 뻗어 나아 간 리눅스의 종류들을 표 하나로 보여준 그림파일이었습니다. 혹자들은 그게 리눅스의 저력이니 어쩌니 하면서 대단하다고 보지만, 저는 그 만큼 통일성이 없기 때문에 응집력이 없는 취약한 군소 집단들에 불과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지금 모바일에서도 리눅스에 기반하고 있는 오픈소스, 안드로이드 또한 같은 운명의 길을 걸어 가려고 하고 있습니다. 아이폰이라는 단독 플랫폼을 상대로 수 많은 제조사들이 안드로이드를 채택, 자신들의 철학을 담은 UI와 어플, 디자인을 가미해 독창적으로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 제조사들의 싸움이 같은 안드로이드끼리의 기 싸움 식으로 진행되어 안드로이드들이 서로 싸우는 상황이 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게다가 같은 제조사에서 만들어도 제품들의 세대에 따라 OS버전 등 미묘한 부분에서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렇듯이, 벌써부터 안드로이드 진영은 각 제조사 단위, 심지어 각 제품 단위로 서로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마케팅 전략에 따라 어플의 사용 권한 제약이 가미되면 앞으로 이런 현상은 더 심해질 지도 모릅니다.

심하게 비약해서 말하면 앞으로 나올 안드로이드 폰들은 안드로이드라는 스마트폰 OS의 가면을 쓴 피처폰의 모습을 가질 가능성이 있는 것입니다. 각자 따로놀면서 말이죠..




6. 어플 공급 업체들도 자각해야...
아무리 뛰어난 어플을 만들어도 지금처럼 어느 특정 기기에 종속되는 '전용'의 개념으로 만들어지면, 그 기기가 잘 팔려야지만 어플이 빛을 볼 수 있습니다. 반대로 그 기기가 잘 팔리지 않는다면 말짱 꽝이라는 소리가 되죠.
시간차를 두고 마켓에 공개를 한다고 하더라도 그 시간의 차이가 유저들에게는 큰 배신감을 느끼게 만든다는 점을 감안하면 어플 공급 업체의 이미지에 타격이 갈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지금 당장은 힘 센 제조사나 통신사와의 계약으로 수익을 낼 수 있을 지는 몰라도 길게 내다 보면 그 업체에 대한 타 기종 유저들의 신뢰도는 뚝 떨어지기만 할 겁니다.




7. 안드로이드도 아이폰, 윈도우폰7처럼 통일성이 있어야 한다.
안드로이드의 라이센스 비용 절감효과라는 특성 상 아이폰, 윈도우폰7과의 경쟁에 있어서 가장 많은 수의 기기를 확보하게 될 것입니다. 그런 만큼 각각 기기의 개성도 중요하지만, 반대로 전체 안드로이드를 하나로 묶는 통일성 또한 중요합니다.
이는 구글도 잘 아는 부분일 것이고, 지금처럼 안드로이드끼리 경쟁하며 쪼개지려고 하는 상황은 전혀 반기지 않을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앞으로 구글이 안드로이드를 버전 업데이트할 수록 어플의 기기 종속성이나 커스터마이징에 대한 제약 사항을 강화해 늘릴 가능성도 있지 않을까, 하고 예상합니다.
그래야 많은 안드로이드 유저들이 안드로이드에 적응해 정착할 것이고, 그렇게 마련된 유저들만이 아이폰이나 윈도우폰7과의 경쟁에서 대등해질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아이폰과 윈도우폰7이 모두 기본 UI 등에 대해서는 제조사의 자유도를 많이 제한하고 있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는 전략입니다.

제조사들이 하드웨어는 서로 경쟁하되, 소프트웨어인 안드로이드에 대해서는 서로 공유하고 공감하는 바가 형성되어 통일성을 유지해야 그들이 주장하는 아이폰에 대항할 수 있는 제대로 된 제품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무한에 가까운 잠재력을 지닌 윈도우폰7도 곧 등장하는데, 기껏 안드로이드에 투자한 그 동안의 노력을 아직은 좁다란 이익 다툼판에서 다 소비해 버려 경쟁력을 잃어버리는 불상사를 만들 필요야 없지 않겠습니까?





##. 하고 싶은 말은..
제조사들과 어플 공급자들은 유저들이 안드로이드 폰을 쓰고 있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끼게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런 자부심은 안드로이드 폰끼리 어플 사용 및 설치 권한이라는 사소한 부분에서 벽을 세우며 경쟁을 하는 폐쇄적인 구도에서는 가지기 힘든 것입니다.

일단 유저들이 안드로이드에 대해 충성심을 가진 다음에야 자신의 취향에 따라 스마트폰 제조사를 선택하게끔 만들어야 하지만, 지금같은 상황에서는 그러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많이 드네요.

아이폰이 아이폰 자체의 우수함도 있지만, 그것은 하드웨어에 기반된 것이 아니며, OS 버전만 맞으면 누구에게나 어플을 사용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는 상식적인 시장을 가지고 있는 덕분이고, 무엇보다도 아이폰 유저들간의 단단한 유대감과 통일감과 충성심에 기반된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쓰다보니 두서가 없군요.. 그냥 안드로이드 초기부터 제조사들과 거대 포탈 등의 대형 어플 공급자들의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아서 한 자 끄적여 봤습니다 ㅜㅡ

갑갑~~ 하네요.
이런 스트레스가 전혀 없는 아이폰 유저들이 점점 더 부러워지고 있습니다.



포스팅 후기! :-)
http://rukxer.net/246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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